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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소형 SUV의 정석, 기아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시승기

기아 더 뉴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등급에 대한 시승기를 준비했다. 대한민국 소형 SUV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셀토스 페이스리프트, 크기 대비 효율적인 실내 공간과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기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무랄 데 없는 디자인과 넉넉한 출력을 가진 엔진도 셀토스의 강점이다. 그 명성에 비해 셀토스의 역사는 짧다. 2019년 3분기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한 모델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2023년 단기간에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했다.

셀토스 옵션 등급은 총 4가지로 구분된다. 다만 최고 사양 '그래비티'는 편의 기능 없이 디자인 옵션만 제공되는 사양이라 실질적인 기능의 차이는 없다. 따라서 이번 시승 차량 '프레스티지'가 중간 옵션인 셈, 그 위에 시그니처 등급이 최상위 옵션 트림이다. 엔트리 등급의 명칭은 '트렌디'다. 트렌디 등급과 프레스티지의 가격 차는 대략 311만 원,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전자식 변속 다이얼, 운전석 파워시트와 스티어링 휠 열선, 1열 통풍 시트, 2열 에어 벤트, 그 외 소소한 실내/외 디자인 마감이 추가되는 구성이다.

아울러 셀토스는 다른 모델들과 다르게 최상위 '시그니처' 등급의 추가 기능이 디자인 사양 위주로 편제되어 있다. 대략 185만 원의 가격차이로 익스테리어 스타일 패키지 사양과 실내 디자인 보강, 그리고 동승석 파워시트와 2열 열선,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스타일 패키지는 LED 헤드램프와 18인치 휠 등을 포함하는데, 해당 옵션 가격만 110만 원을 호가한다. 막상 시그니처 등급을 택해도 고사양 장비는 별도 옵션으로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대에 편안한 소형 SUV를 찾는다면 프레스티지 등급이 적합한 선택인 셈이다.

더 뉴 셀토스 프레스티지 등급의 외관이다. 별도로 스타일 패키지를 추가하지 않은 모습이라, 트렌디 등급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유광 블랙으로 마감되며, 차체 언더가니시가 조금 더 묵직한 색감의 메탈릭 실버로 변경된다. 요즘 아반떼를 비롯해 준중형 차량도 LED 헤드램프가 기본인 경우가 많은데, 셀토스는 아직까지 벌브 타입이 채택된 모습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인데, 그나마 주간 주행등은 LED 방식이 기본이긴 하다. 전면 디자인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반면, 시그니처 등급과의 대비는 어쩔 수 없는 차등같다.

전체적인 디자인을 살펴보았을 때 가장 아쉬운 부분은 휠이었다. 디자인보다는 휠 사이즈 자체가 작다 보니 차량의 스탠스가 가볍게 느껴진다. 사이즈는 16인치로, 그나마 메탈 실버 색상을 택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진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측면에서 바라보는 디자인 역시 기본기는 훌륭하다. 소형 SUV 치고 높은 전고와 안정적인 비율이 특징이다. 리어펜더를 강조하는 웨이스트라인도 차체 볼륨감을 더해준다. 참고로 2025년형 모델부터는 시그니처 등급과 같이 크롬 벨트라인 몰딩이 추가된다. 창문 하단과 C필러를 장식하는 액세서리를 뜻한다.

후면 디자인이다. 역시 테일램프는 LED타입이 아닌 벌브 타입이 채택되었다. 생각보다는 완성도가 괜찮다. 'ㄱ'자 라인을 타고 램프가 점등되며, 그 면적이 얇다 보니 특유의 흐릿한 느낌이 적다. 시그니처 등급의 LED 테일램프에 비하면 당연히 부족하지만, 헤드램프처럼 대놓고 차별적인 모습이 아닌 것 같다. 한편, 프레스티지 등급부터 리어 범퍼 가니시가 블랙 하이그로시로 적용된다. 플라스틱 부분과 언더커버 사이의 마감 소재를 의미한다. 그 면적이 넓다 보니 생각보다 더욱 고급스러운 면모를 더해준다.

해당 시승차량은 셀토스 프레스티지 등급에 '10.25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만 적용되어 있다. 이름처럼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적용되고, 풀 오토 에어컨, 공기 청정 모드, 오토 디포그 같은 공조 기능이 함께 추가된다. 내비게이션 패키지만 추가해도 편의 기능엔 불편함이 없다. 프레스티지 기본 옵션으로 1열 통풍시트와 열선시트가 준비되어 있고, 버튼 시동 같은 필수 장비들은 전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운전석 파워시트나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오토홀드 같은 옵션들도 넉넉함을 더한다. 참고로 조수석 시트는 수동식이다.

셀토스는 기본적으로 직물 시트와 우레탄 소재의 스티어링 휠이 채택된다. 해당 프레스티지 등급부터 가죽 스티어링 휠과 시트가 적용된다. 그 외에도 변속기가 전자식이라 전체적인 실내 개방감과 고급감이 상향된다. 또, 크래시패드나 콘솔 박스, 센터 콘솔 하이그로시 패널 등 일부분 마감 처리 자체가 개선되긴 했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시승 차량은 내비게이션 옵션을 별도 추가했고, 기본적으로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가 적용된다. 4.2인치 컬러 LCD를 포함한 계기판도 디지털 타입이다 보니, 디지털 클러스터 없이도 와이드 스크린 디자인처럼 깔끔한 대시보드 디자인이 구현된다.

2열 에어벤트도 프레스티지 등급부터 적용되는 사양이다. 대신 별다른 편의 장비는 없다. 셀토스의 준중형 세단보다 휠베이스가 좁지만, 레그룸 높이가 잘 확보되어 있어서 편안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시트 등받이 각도도 적정하고, 폴딩 기능으로 트렁크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한 넓고 평탄하게 마련된다. 매트 아래 잔여 공간도 넓은 편, 파워 트렁크나 러기지 보드는 시그니처 등급부터 적용된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필요 충분한 옵션을 지닌 인테리어였다. 추가 가능한 옵션들에 비하면 약소한 구성이지만 목적은 역시 '합리성'에 있다.

시승 차량은 1.6 가솔린 터보 사양이다. 2.0 자연흡기 모델도 존재하지만, 대략 90만 원의 비용차이면 개인 소유로는 터보가 합리적이다. 출력이 30%가량 차이 나는데 연비는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엔진 출력뿐 아니라 변속기의 차이도 있다. 시승 차량은 8단 토크컨버터가 적용되는 반면 2.0 모델은 IVT 무단 변속기가 채택된다. 실제 판매량의 대부분도 1.6 가솔린 터보 사양이다. 참고로 AWD 옵션을 추가하면, 트랙션 모드가 사라지고 후륜 서스펜션 구조까지 토션빔에서 멀티링크로 변경된다는 차이가 생긴다.

배기량 1.6L급 직렬 4기통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8HP, 최대토크 27Kg.M 수준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토크컨버터, 16인치 휠이 적용된 시승 차량의 연비는 12.8Km/l로 인증을 받는다. 출력 대비 효율적인 연비를 보여주는 편인데, 최소 공차중량이 1360Kg대라고 한다. 연비보다는 출력 수준 자체가 정말 높은 편이다. 실제 가속감은 즉답적이다. 다소 예민하다 싶을 정도로 경쾌한 발진감을 가졌다. 그리고 RPM을 높여 터보가 개입하는 시점부터는 튕겨나가듯 강력한 펀치력을 보여준다.

전반적인 주행에서 변속기는 부드럽게 대응하는 편이다. 대신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반응이나 변속기가 확실히 날카로워지는데, 소형 SUV 치고 출력이 높으니 그 변화 폭이 확실하다. 응답성도 민첩한 편, 엔진 반응성 자체는 둔한 편이라 가벼운 중량으로 밀고 나가는 감각이었다. 단, 탄력적인 주행성능에 비해 섀시 세팅이 다소 가볍다. 댐핑력이 약간 부드러운데 휠 인치가 작다 보니 승차감은 물렁하게 느껴진다. 또 토션빔 기반의 후륜 현가는 노면 충격에 대한 대응도 아쉽다. 충격이 올라오면서도 리바운드가 약간씩 남아있다.

물론 옵션 등급에 따라 기본적인 주행성능 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휠 사이즈나 마감소재, 그리고 각종 주행보조 기능 등으로 주행 경험 자체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판매되는 중형 이상 SUV들은 현가 세팅 자체가 단단하다 보니, 오히려 작은 휠 사이즈가 승차감은 더 밸런스가 좋았다. 다만 깡통 셀토스는 출력 대비 승차감이 부드럽다 보니 롤링도 느껴지고, 특히 방지턱이나 급가속 시 앞뒤 흔들림 피치가 큰 편이다. 물론, 요즘 차량치고 크다는 의미다. 부드럽게 주행한다면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스티어링 휠도 가볍게 세팅되어 있다 보니 부담 없이 주행하기 좋았다. 급격한 코너링 시 쏠림은 승차감 세팅도 있지만, 휠베이스가 짧고 지상고가 높은 소형 SUV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주행감이 더 단단해지면 대중성이 반감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겠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뚜렷이 완성도가 높다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부족함도 없다. 그저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차량이었다. 특히 깡통 트림부터 ADAS 장비가 만족스러운 편이다.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크루즈 컨트롤이 있고, 전방 차량 출발 경보 기능까지 제공된다.

셀토스를 비롯한 기아 차량들은 차로 유지 기능만 따로 켜둘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 시내 주행에서 차로 유지를 효과적으로 보조한다. 그 밖에 옵션 추가를 통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HDA1 등 보조 장비를 보강할 수는 있는데, 이는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없어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주차 센서는 기본적으로 전/후방을 지원했다. 후방카메라 역시 기본, 옵션 추가로 서라운드 뷰 카메라까지 장착할 수는 있는데 패키지 가격이 약 120만 원으로 부담스럽다. 차량이 작다 보니 일반적은 주행에서는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

전반적인 주행감에 대해선 약간의 불안정함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일상 주행에선 전혀 문제가 없지만, 강력한 토크를 힘껏 활용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조금 더 안정적인 주행성을 원한다면 AWD 선택을 추천할 수 있다. 빗길 이나 얼어있는 노면에서 안전성을 확보해 주는 것은 물론, 평상시에도 구동력 배분을 통해 휠 슬립이나 토크 스티어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후륜 현가장치 구조가 더 정밀한 것은 물론, 2열 승차감이 개선되는 만큼 패밀리카 용도의 셀토스라면 권장할 수 있는 옵션이다. 물론 가격과 유지비 부담은 고려해야 한다.

기아의 더 뉴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등급을 시승했다. 중간 등급 중에서도 엔트리 등급에 가까운 모델이었다. 추가 옵션을 더하다 보면 상위 트림과 가격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소 가벼운 외관 디자인에서는 그러한 옵션 구성이 보인다. 하지만 주행의 기본기는 유사하며, 가격 대비 편의장비 구성은 정말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소형 SUV라는 장르 자체가 타협안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생각하는 예산에 따라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저렴한 SUV, 혹은 풍부한 장비와 디자인을 갖춘 고급 SUV로써 셀토스의 가능성은 다양한 것 같다.

글/사진: 유현태

유현태

유현태

naxus777@encar.com

자동차 공학과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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